지금은 대다수의 드라마가 사전제작으로 진행되어 많은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방영과 촬영이 함께 진행되다보니 시간은 항상 촉박하였고 이때문에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나기도 하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십년동안 이어져 온 열약한 드라마 촬영 환경의 개선은 이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죠.
2006년 1월에 방영을 시작한 MBC 드라마 늑대는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에릭, 한지민을 주연으로 내세워 높은 기대를 받았습니다.
인생 역전을 꿈꾸는 흙수저 주인공이 재력가의 외동딸의 생명을 구하며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에는 신선한 소재였죠.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로 시청자들의 기대와 사랑을 받던 늑대는 최악의 사고로 인하여 단 3회만에 조기 종영이 되었는데요.
주인공인 에릭이 극 중 무단횡단을 하는 한지민을 구해내는 장면을 촬영 중 스턴트 차량이 두 사람 앞에 제대로 멈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고로 인하여 2명의 주연 배우는 크게 다쳤고 특히 에릭은 한지민을 감싼 채 사고를 당해 발목과 허리디스크 등의 부상을 입었죠.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기에 에릭과 한지민은 이후 치료를 받고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었는데요.
사고가 발생한 것은 3~4회 촬영분을 찍던 중 일어났기때문에 드라마는 3회 만에 급하게 종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연배우들의 부상이 경미하거나 이미 방영된 분량이 많다면 스페셜 방송이라도 내보낼텐데 이제 막 2화까지 방영한 ‘늑대’는 이런 상황도 되지 못했죠.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당시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드라마 촬영 스케쥴때문에 주연배우들은 물론이고 스태프와 조연들도 피로가 높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모 영화배우는 빡빡한 드라마의 촬영환경이 싫고 부담스러워 영화만 찍는다고 반 농담식으로 말하기도 했죠.
이때문에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힌 스턴트맨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게 되었죠.
이후로는 드라마 사전제작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었고 촬영현장의 안전환경에도 좀 더 신경쓰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하마터면 재능있고 젊은 2명의 주연배우를 잃을수도 있었던 아찔한 사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