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인생이 너무 허무한데 어디 토로할곳도 없네요.
저는 4년을 연애 했습니다. 현재 나이는 31살이에요..
남친이랑은 28살에 직장에서 만났는데 그땐 IT직종 중소기업 이었습니다.
만난지 1년됐을때 운좋게 제가 IT계열 공기업으로 이직이 되었고
이직된 저를 보고 남자친구도 계속 이직하려 노력했지만 뜻대로 몇번 실패하고는
현 직장도 경력도 쌓였고 나쁘지 않으니 꾸준히 다니라 그랬습니다.
참고로 저는 디자인계열이고 남친은 개발+DB관리를 해서 같은 직종이지만 업무적마찰은 없고
남친이 저보다 나이가 2살 연상이에요.
예전에 혹시 돌아다니던 글중 보배드림이라는 곳에
로또를 포토샵으로 조작하여 1등로또인척 조작 후 여자친구에게 줘보았다는글 보신 분 계신가요?
기사를 봤을때 그냥 웃고 넘겼어야 했는데.. 솔직히 너무 궁금한거에요.
제가 이직해서 연봉이 남친보다 조금 높아졌고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게 되고
남친은 아무래도 야근에 주말에도 일하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만나는 시간이 줄은것도 있지만 남자친구가 너무 배아파 하는거에요
그전에는 같이 찌들어서 컴퓨터랑 씨름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남친은 업무때문에 만날 수 없으니 그냥 저혼자 운동을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포장해서
종종 남친회사(저도 다녔었으니까 친합니다) 가서 가져다주기도 하고
자격증공부하고 그러는데 남자친구가 어느순간부턴 너무 비꼬는거에요
“또 놀고있냐? 그럴꺼면 와서 나좀 도와주면안되? 어차피 일 다 알잖아”
이런식으로 퇴근하고 제 전직장이자 현남친의 직장에 출근해서 일을 도와달라 하더라구요.
뭐 몇번 도와주긴 했는데.. 그전 상사들도 여전히 저를 아랫직원처럼 부리고
그리고 남자친구가 자꾸 저보고 야식을 쏘라고 하는겁니다. 직원들 다모아놓고
중소기업이라 야근직원 뭐 많아야 7~10명정도인데
한두번은 기분좋게 살수 있죠. 어쨋든 여기서 일하다 잘되서 나간거니까요.

근대 번번히 자꾸 남자친구가 저에게 무얼 사기를 모두있는곳에서 요구하고
그걸로 본인이 마치 산것처럼 직원들에게 생색내며 으쓱해하고…
나중에는 통보식으로 배달을 시키고.. 싫다그러면 엄청 비아냥 거립니다.
퇴근하고 할일도 없는데 그것도 못해주냐는둥.. 여기 일 힘든거 알지 않냐는둥…
뭐 이직하고 제가 변했다네요..ㅎㅎ 변했겠죠. 사람은 꾸준히 변해가니까요.
태어난 그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겠어요
아무튼 점점 자격지심에 우러나오는 비아냥의 정도가 심해졌지만
이직에 몇차례(정확히는 세번이도 그중 두번은 제가 다니는 직장으로 넣었네요) 이직에 실패하여
낙담한 모습에 마음이 약해 계속 받아주었습니다.
이과정을 거치면서 어느순간 만나서 쓰이는 모든 돈을 제가 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2배 3배 더 버는것도 아니고 대충 1.5배정도 더버는데
일하는 시간은 본인이 10이면 저는 5인데 돈은 1.5배 더버니 사실상 2배이상 더버는거랍니다.
그러니까 사야된데요..
네 그렇게 그 성격 받아주면서 2~3년을 더 만났어요
솔직히 왜 그런사람 만났냐고 하면
돈과 직장때문에 자격지심 부리는거 빼면 정말 다정합니다.
제가 아프다고 하면 단 한번도 약을 사다주지 않은적이 없어요.
당장은 아니어도 다음날 그다음날이라도 약이랑 작은 먹거리들 사들고옵니다.
저는 부모님이랑 사는데 부모님도 성격이 참 서글서글하고 저한테 잘한다고 인정하셨어요.
문자나 카톡하는거 보면 친구들 다 부러워해요. 이런사람이 없다고
애정표현 4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매일 질리도록 해주고있어요.
가끔.. 일주일에 한번정도?? 이제 오빠 나이가 33살이다보니 중소기업에 언제까지 있을수있나
이런걱정에 이야기하다 저한테 화풀이를 하는게 문제였죠..
그러다 제가 저 위 기사를 읽은겁니다. 애인에게 가짜 로또를 줬는데 연락이 끊겼다는..
처음엔 별 미친놈 다있네 이런짓을 왜하지ㅋㅋㅋ 싶은거에요.
그러고 말았어야 됐는데.. 근 2~3년간 저에게 돈을 한푼도 안쓰면서
돈안드는 애정만 주고있는 오빠의 진심이 궁금해지는거에요..
(돈을 쓰긴썻네요. 아프다고하면 종합감기약 혹은 타이레놀 사왔네요)
한번 궁금하다 궁금하다 생각하니까 계속계속 해보고 싶어지고..
그리고 솔직히.. 남친이나 저나 IT쪽인데 조작 로또 하나 못알아볼까 한것도 사실이구요…
회사 동료가 쓰는 모바일로또 어플에서 화면을 캡쳐해서 전송받아
솔직히 진짜 조잡하게 조작했습니다.
얼마나 조잡했냐면 저는 아이폰인데 직장동료 폰이 안드로이드라
화면 상단에 표시 아이콘들이 다 안드로이드용으로 떠있는거 그대로 썻으니까요.

그렇게 조작한 로또를 품고 화요일이었습니다.
남자친구 야근하는데 또 치킨이랑 닭강정 이런거 사들고 가서 주고
구 직장상사에게 오늘은 남친 좀 일찍 퇴근하면 안되냐고 졸라서 퇴근했습니다.
치킨만 먹으니까 맥주생각난다고 저희동내 근처 호프집 들어가서 맥주시켜놓고
오빠 내일도 야근이면 이번 주말은 좀 쉬냐 내일은 가정의 날인데도 일하냐 이런저런얘기하다가.
아맞다 오빠 나 로또 당첨된거같애!! 하면서 사진앨범속에 있는 그 조잡하게 조작한
로또당첨화면을 보여줬습니다.
저도 양심이 있어서 1등은 너무 티날거같고 2등으로 조작해서 보여줬네요.
이날이 10월 25일 화요일이었고 저는 그전주 발표된 번호로 조작을 했는데
솔직히 조작할땐 당첨금 몰랐는데 그 회 2등이 6천여만원이었더라구요.
저는 엄청 호들갑을떨면서 이거 당첨맞지? 맞지?? 이러면서 핸드폰을 넘겨줬고
오빠는 유심히 보더니 이거 캡쳐화면인데 이걸로도 되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어 검색해봤는데 된다고 하더라~ 공식어플로 사서 저장한거라 된다~ 뭐 그렇게 얘기했더니
한참 보면서 이거 당첨금 얼마야.. 와.. 너는 진짜 인생이 잘풀린다.. 이러면서
기쁘다기보단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제 폰을 놓질 않았습니다.
저는 기사에서 본데로 화장실을 갔다온다고 이걸로 우리 뭐할지 생각해놓으라고 웃으면서
오늘은 내가 다쏜다!!! 이러면서 화장실을 갔다왔고 일부러 한 3분정도 있다 갔더니
정말 문자그대로 테이블엔 맥주 500두잔과 제 폰+기본안주 뻥튀기 만 덩그러니 놓여있었습니다.
설마했어요. 왜냐면 그 호프집은 화장실이 남녀공용이라 남친이 화장실 간건 아니었으니까요..
솔직히 판에 글들보면 그런상황을 보면 설마.. 한다그러는데
저는 설마.. 아닐꺼야 이런생각도 안들고 대번에 아.. 가져갔구나 생각했습니다.
저는 바로 제 폰을 들고 오빠한테 전화를 했고.. 네 안받더라구요.
카톡을 보내려고 카톡을 켰는데 남친이랑 대화목록이 없네요????
항상 최상위에 떠있어야하는데 없네요?? 나간적이 없는데???
솔직히 그땐 왜없나 그생각보다는 대화상대에서 남친을 찾아 카톡을 보냈어요
어디갔냐고 딱 “어디갔어?” 이렇게만 보냈어요
그리고 그날 1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카톡으로 지한테 로또당첨화면 전송하고 증거안남긴다고 대화창 나간거같네요.
다음날.. 수요일이었어요. 제가 막 찾아다니진 않았네요
솔직히 내가 왜그랬을까.. 왜 그런짓을 했을까.. 이런 자책만 하고있었어요
보통 공기관은 수요일은 가정의날이라고 칼퇴근을 독려합니다.
어디는 전산을 다 끊어버린다는데 저희는 그러진 않아요 그냥 독려합니다..
그래서 칼퇴준비하고있는데 진짜 거짓말안치고 퇴근전 습관처럼 카톡켜서 봤는데
그순간 1이 사라졌어요. 저는 그냥 바로 전화했는데 안받더라구요.
다시 카톡 보냈어요 어디냐고 로또 가져갔냐고
퇴근길에 연락오대요 카톡으로
너이거 조작한거지? 이렇게요
어 나는 오빠 요즘너무 힘들고 지쳐해서 잠깐이라도 행복하게 해주고싶어서 그랬어
이렇게 보냈더니 또 한참 답이없고
그날 밤 12다되서 연락옵니다.
만나면 때릴거같아서 톡으로 얘기한다. 너 사람 가지고 장난치는거 아니야
너 얼마나 잘사는지 내가 두고볼꺼야 이 개__아
이렇게왔어요.
왜적반하장이냐고 그게 사람때릴일이냐고 보냈는데 1이 안사라지네요…
그후로 제 톡이고 연락이고 다차단.. 저도 정이 떨어져서 굳이 제가 먼저 찾아가지도 않고 있습니다.
그러고 2주정도 흘렀는데.. 솔직히 저는 남친이 화났다고 사과하라고 하면 할겁니다.
제가 짖굿었던건 사실이니까요. 근대 그렇게 까지 분노할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저는 4년중 근 3년을 그 비위에 자격지심 다 받아주며 만났는데
그런 작은 헤프닝하나를 감당을 못하는 남자였나.. 싶으면서
솔직히 홀가분해요. 저도 남친이랑 결혼까지 생각한건 아니었고..
근대 다시 연락오면 모르겠습니다. 저는 진짜 제가 잘했고 좋아했으니까 잘한거라
아쉬움이 많이 남긴한데.. 그래 이걸로 헤어질거면 헤어지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요
다만 어디가서 말도 못할 쪽팔릴 일이라.. 여기 주절 거려보네요..
긴 스압에 방탈 죄송합니다. 이 글 끝으로 이제 미련도 좀 털어지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확실히 글로 정리를 해놓으니 조금 객관적으로 보여서 마음을 정리하는게 수월한거같아요.
읽어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