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한민국 아저씨들의 외모 평균을 높여주었던 고마운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원빈이죠.
지금은 원빈이 아니라면 상상할 수 없는 영화 아저씨는 사실 처음부터 원빈을 주인공으로 두고 만든 작품은 아니었는데요.
영화 아저씨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은 영화 테이큰을 보고 영감을 받아 처음 아저씨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기획당시에는 차태식의 캐릭터 설정도 7세 정도의 자식을 잃은 경험이 있는 40~50대 중반 남성이었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배우 김명민에게 캐스팅 제의를 했는데 당시 영화 파괴된 사나이를 촬영 중이었던 김명민은 출연을 고사하게 됩니다.
이밖에도 수 많은 남자배우들에게 캐스팅을 제의했으나 고되고 힘든 액션신과 스케쥴상의 문제로 번번이 거절당했는데요.
계속되는 거절 의사를 들은 이정범 감독은 누구에게 다시 제의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우연히 아저씨 영화 시나리오를 접했던 원빈이 다시 한 번 만나뵙고 싶다고 이정범 감독에게 직접 연락을 해왔습니다.
이정범 감독은 당시 30대였던 원빈이 차태식 캐릭터 설정상 맞지 않았지만 이참에 원빈 얼굴이나 한 번 보자라는 생각에 약속을 잡았는데요.
추후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원빈을 직접 만난 이정범 감독은 그 자리에서 원빈이라는 사람에게 홀딱 반했다고 합니다.
이정범 감독을 만나기에 앞서 원빈은 아저씨 시나리오를 몇차례나 읽으면서 작품이 주는 메세지에 대해 완벽한 분석을 했었기 때문인데요.
이정범 감독에게 ‘아저씨가 소녀를 구하는 내용이지만 소녀를 통해 아저씨도 구원받는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하죠.
원빈이 말한 이 메시지는 이정범 감독이 생각한 영화 아저씨의 핵심을 제대로 짚었고 캐스팅을 확정지었습니다.
이후 차태식 역에 확정된 원빈을 위해 이정범 감독과 영화 관계자들은 시나리오를 대폭 수정하였는데요.
기존에는 땀 냄새 물씬 나는 40~50대 아저씨의 처절한 액션이었으나 정돈된 체격에서 나오는 정교하고 깔끔한 30대 남성의 액션으로 변경되었죠.
원빈으로 캐스팅된 덕분에 영화 속 명장면인 머리 삭발신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의 장면으로 탈바꿈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감독에게 직접 연락하고 시나리오까지 완벽 분석하여 감독이 생각한 영화의 콘셉트을 확 바꾸게 만든 원빈.
이런 노력 덕분에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