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계명대학교 공과대학 수위실 앞에 의문의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익명의 한 공대생이 수위 아저씨들에게 보낸 접이식 침대였는데요.
계명대 대나무숲 페이지에서 시작되어 한동안 SNS를 뜨겁게 달궜던 ‘계명대 침대사건’.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놀람을 금치 못했습니다.
SNS에 올라온 의문의 게시글

지난 13일 페이스북 ‘계명대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한 익명의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밤 늦게 까지 학교를 지키는 수위 아저씨가 책상을 붙여 쪽잠을 청하는 모습을 보고 침대를 놓아드리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실제로 침대를 배달했다는 인증글이 올라오게 됩니다.

하지만 익명 제보를 받는 페이지 특성상 해당 학생을 찾기는 어려웠는데요.
그런데 그때 모든 댓글의 좋아요를 들은 수상한 남자가 포착됐습니다.
그 수상한 좋아요 남학생은 처음엔 인터뷰를 망설였지만, 한 방송사에서 그에게 끈질기게 매달린 끝에 연락이 닿았고 이 후 그날의 자세한 이야기가 세상에 전해지게 됩니다.
사건의 전말
지난 8일 계명대 기계자동차공학과 14학번인 조형우 군은 밤늦게까지 공부한 뒤 귀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당직실 안쪽을 보게 됐습니다.
창문 너머에는 수위 아저씨가 작은 책상 위에서 얇은 이불 하나를 덮고 잠을 청하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다는 형우 군, 시간이 흘러도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자 그는 계명대 대나무 숲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수위 아저씨들에게 두유와 간이 침대를 전달하는 게 어떻겠냐는 내용이었는데요, 다행히도 댓글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학생회에 말할까도 생각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고, 추운 겨울 하루라도 빨리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게 해 드리고 싶었기에 고민 없이 바로 침대를 주문했다고 합니다.
무거운 침대를 어떻게 옮길까 고민하던 형우 군은 같은 과 친구인 임한희 군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놨습니다.


그리고 두 친구는 힘을 모아 침대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후 크기와 무게가 어마어마한 침대가 도착했고 둘은 침대를 들고 학교로 떠났습니다.
추운 날이었지만 땀이 뻘뻘 났다는 두 친구, 평소에는 2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려 공과대학 건물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당직실 앞에서 직접 전달할까 아니면 놓고 올까 둘은 계속 망설이고 고민했습니다.
수위 아저씨가 민망해 하실 것 같아 몰래 놓고 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쪽지도 붙였습니다.

‘수고하십니다. 따뜻한 겨울 보내시라고 침대 하나 준비해 보았습니다. 항상 수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대학생’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 익명의 공대생 조형우 군과 임한희 군은 이렇게 조명받는 것이 쑥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이어 그는 “수위 아저씨 환경 미화 어머니들께 고생하신다는 말 한마디와 커피 한 잔 건네는 건 힘들지도 많이 돈 들지도 않는 일이잖아요. 그런 소소한 따뜻함이 더 확산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 계명대 학생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