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인천 중구 중산동의 한 대형마트 식품코너에 한 남성과 가방을 맨 아이가 들어옵니다.
아이가 원하는 물건을 찾은 듯 손가락으로 가리키니 남성은 곧바로 아이의 가방에 몰래 물건을 담는데요.
하지만 절도행각은 cctv를 보던 직원에게 발각되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이들 부자(父子)에게 보인 반응은 실로 놀라웠습니다..
사건의 전말


현장에 출동했던 이재익 경위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마트로부터 절도 신고를 받고 가보니) 아버지와 아들이 울면서 피해자(마트 주인)에게 잘못을 빌고 있었다”며
“범행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면 그렇게 허술하게 안 했을 텐데, 폐쇄회로(CC)TV 바로 밑에서 가방에 주섬주섬 담는 장면이 녹화가 됐고 직원이 그걸 발견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날 부자가 훔친 물건은 우유 2팩과 사과 6알, 음료수 등 약 1만원 가량의 식료품이었습니다.
이 경위는 “아버지는 지병이 있으셔가지고 땀을 많이 흘리고 몸을 떨었고, ‘배가 고파서 훔쳤다’고 말했다”며, “아들 둘과 노모를 부양하는 처지에 6개월 전 실직으로 지금까지 직장이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뇨병하고 갑상선증이 있단다”며 “그래서 이제 힘든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던 것. 그래서 택시 기사를 그만뒀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관과 행인이 보인 충격적인 반응
딱한 사정에 마트 주인도 선처를 부탁하고 나서 부자는 결국 훈방조치 되었는데요,
그리고 나서 이 경위는 이들 부자를 한 식당으로 데려가 따뜻한 국밥을 대접했습니다.


그는 “그냥 편하게 드시라고 옆에서 지켜봤다. (제가) 고기 많이 드시라는 말 정도만 했던 걸로 기억을 한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런데 온정의 손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는데요, 갑자기 한 중년 남성이 국밥집 안으로 들어와 20만 원이 든 봉투를 테이블 위에 두고 말 없이 가게를 빠져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이 바로 쫓아가서 돌려주려 했지만 중년 남성은 한사코 거절한 후 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CCTV 확인 결과 그 시민은 마트에서부터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부자에게 봉투를 건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경위는 당시 상황에 대해 “없는 형편이라면 눈앞에 놓여 있는 현금 20만 원에 욕심을 낼 법도 한데 그 아들이 바로 쫓아가서 돌려주려고 했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아들이 타고난 인성이 나쁘지 않구나, 좋은 애구나. 그 모습이 저한테는 많이 와 닿았다”고 했습니다.
이후 이 경위는 아버지를 주민센터로 데려가 일자리를 주선해 주었습니다.
그는 “아버지한테 근로 의욕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매우 강력하게 의사를 피력했다”며 “사회복지사에게 아버지의 상황에 맞는 일자리가 있는지 문의했고,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